12월 5일은 태국국왕의 생일인 국경일과 같은 날 이였습니다.
제가 머무는 콘도 밖에서 뭐가 자꾸 뻥뻥 하고 터지길래 밖을 내다 봤더니 오랜 시간 불꽃 놀이를 하고 있더군요.
사실 북한이 독재국가라고 하지만 여긴 더한 나라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국왕에 대한 존경심을 어릴 적부터 세뇌를 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드니까요.
얼마 전 까지 있었던 방콕 시위도 국왕생일이 되니 멈출 정도니 말입니다.
혹시라도 태국에서 영화를 보신 분이시라면 특이한 광경을 보셨을 겁니다.
영화를 보기 전 몇 분 정도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국왕의 일대기를 영상으로 만든 것을 경건한 마음으로 봐야 합니다.
뭐 외국인이라도 예외를 두지 않고 그냥 몽땅 다 일어서서 봐야 하는 것이지요.
저는 그때 느낀 것이 이 나라 국왕은 종교적인 존재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마침 저녁시간이 되어서 뭐 좀 먹어 볼까 하고 밖을 나가니 이렇게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이 밥을 나눠 주고 있네요.
저보고 웃으면서 와서 먹으라고 하는데 얼마전 방콕시위에 레드셔츠와 옐로우셔츠간의 유혈다툼이 벌어졌던 터라 사실 기겁을 했었습니다.
여행 올때 가지고 온 노란색 반팔티가 있기는 한데 그것 조차도 요즘에는 위험할까봐서 입지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반정부 단체들이 나와서 사람들에게 밥 나눠 주는 줄 알았었습니다.^^
혹시 정치적은 색깔을 가지고 저러지는 않는가 싶어서 괜시리 외국인 신분으로 이나라 정치적 대립에는 휘말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가만히 보니 국왕생일이라서 이런 행사를 벌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태국이란 나라는 요일마다 정해진 색이 있다고 하는데요.
월요일 노란색, 화요일 분홍색, 수요일 녹색, 목요일 주황색, 금요일 하늘색, 토요일 진주색, 일요일 적색이렇다고 합니다.
현 국왕인 푸미폰 아둔야뎃이 월요일에 태어나서 국왕 탄생기념일에는 사람들이 이날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노란색 옷을 입는다고 합니다.
가서 한 그릇 받아 먹어 볼까 하다가 뭐 이렇게 사진만 찍고 밥은 딴데가서 먹었네요.
암튼 재밋는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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